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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실존주의( Existentialism ) : 문학 등

by 크레이지티처 2021. 3. 16.

실존주의에 영향을 받은 분야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만 추려서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문학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실질적인 실존주의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샤르트르야말로 실존문학의 태두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본격적으로 등장한 실존주의 문학의 특징은 인류 문명의 전체성 혹은 보편성을 부정하고, 인간의 주관성 및 개별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형이상학적 시각으로는 해명할 수 없는 개별 인간의 구체적 상황은 물론 불안과 죽음 등의 주제를 통해 인간 존재의 특수성을 해명하려고 시도한다.

이런 이유로 해서 이 실존주의 문학은 일부 비평가들에 의해 20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변이적 형태의 문학적 경향으로 인식되고 있다.

 

위에 언급된 것처럼 1940년대에 들어서서 샤르트르에 의해 이 문학사조는 정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의 작품 <구토>에서 묘사되고 있는 '실존적 근본 체험'이 까뮈의 <이방인>에서 '부조리' 개념으로 변형된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철학이론을 작품 속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1920년대에 출판된 카프카의 <심판>과 <일기장> 역시 키에르케고르의 유신론적 실존주의를 아예 대놓고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평론가들은 카프카를 실존주의 문학의 창시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존주의 문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특징적인 묘사 방법론 중의 하나가 바로 '주관적인 자기 몰입'이라고 한다.

개인 고유의 감정과 주관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의 '피투성' 개념이 차용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벌거벗겨진 채로 세상에 던져진 존재, 그래서 항상 존재 불안을 느끼는 인간, 그 인간 주체의 내면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려는 작업이 바로 이 문학의 핵심이다.

까뮈의 <이방인>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이런 실존주의 성향은 '현존재 앞에 놓여진 부조리한 느낌', '자기 존재의 근거 없음', 그리고 '불시에 닥칠 수 있는 죽음' 등의 세부 주제로 분화된다.

이런 자기 몰입은 '내면성으로 침잠과 철저한 자기 반성'으로 이어지고, 실감나는 실존 체험 발현을 위해 작품 속 등장인물들에 대한 치밀한 묘사가 진행된다.

 

다음으로 자주 등장하는 표현법이 '내적 시간에 대한 강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문학에서 접할 수 있는 시간적 흐름 혹은 주위의 환경 묘사가 최대한 배제된다.

여기서 말하는 내적 시간의 진정한 의미는 '오직 등장인물의 실존 인식을 가능케 해 주는 현재적 순간'을 뜻한다.

지나가 버린 과거와 알 수 없는 미래는 현존재이자 실존적 존재인 주체에게 있어서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가 실존이 되며, 역으로 실존이 현재가 되는 순간만이 '직접적 현재성'을 담보하고, 이는 곧 '실존적'이라고 불리우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

키에르케고르에게 있어서의 실존은 곧 '주체성에 대한 자기 의식'이다.

따라서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진리는 인류 전체에게 담보되어지는 그런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신 앞에 서 있는 고독한 단독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에 있었다.

개개인들이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특수한 삶의 과제를 공감하고,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그것이 곧 실존적 개인과 관계된 진리라는 것이다.

이런 철학적 담론을 교육에 담아내는 것이 바로 실존주의 교육의 핵심이다.

 

위의 논의를 토대로 한다면, 실존주의 교육에 있어서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학생 개개인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닮아가야 할 모범이 아니고, 학생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 만족해야 한다.

즉, 교실의 선생님은 자신의 제자들이 실존적 자각을 할 수 있는 '아주 우연한 계기'를 갖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주임무라는 것이다.

이를 핵심적으로 요약한다면, 실존주의 교육은 학습자로 하여금 진실된 자아를 스스로 깨우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에 최대의 목표를 둔다는 것에 있겠다.

만일 이 이론이 맞는다면, 현대 교육 현장에서 가장 요청되는 교사상은 '소크라테스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통해 젊은층에게도 새롭게 어필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이다. 

문답식 교육을 통해 제자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가 고전적 실존주의 교육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이것이냐 저것이냐>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를 관통하는 실존주의의 대주제는 크게 다섯 가지이다.

위기, 불안, 선택, 자유, 그리고 책임이 그것들이다.

이런 주제들은 이미 실존주의 철학편에서 이미 다룬 바 있다.

특히 실존주의 교육에 있어서 자유와 책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자유란, 개개인 각자의 고유한 존재성을 확보하는 공간인 동시에 새로운 참여로 나아가는 역동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자유는 책임을 통해 완성된다.

합목적적 결정론자들과의 차이점이 이 지점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책임은 완전한 인간 고독 속에서도 완전한 자유함 가운데 자신의 행한 일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런 실존주의 교육철학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학자들로는 볼노우(Bollnow)와 부버(Buber)가 거론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교육적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통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아 실현과 자기 인식을 모토로 하는 주체성 이해를 도모한다. 

둘째, 전제주의적 사상 통일성을 지양하고 개인만이 갖는 특수성 혹은 개별성을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자유롭게 던져진 존재로서 자아형성 과정 가운데 스스로 선택과 결단을 할 수 있는 자아를 형성한다.